글로벌 1위 다트회사 피닉스다트의 경영권이 다시 창업주에게 넘어갔다. 4년 전 피닉스다트를 인수한 사모펀드(PEF)의 경영권 지분이 강제로 처분당하면서다. PEF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임직원, 대주단, 펀드 출자자(LP)들과 심각한 내홍을 겪은 결과다. PEF의 경영 리스크를 우려한 대주단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창업주한테 전부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PEF에 출자한 LP들은 대규모 손실을 봤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가 피닉스다트를 인수한 건 2019년 1월이다. 당시 3호 펀드를 통해 피닉스다트 경영권 지분 86.3%를 1256억원에 인수했다. 앵커 LP인 새마을금고중앙회와 DGB금융 등이 펀드에 765억원을 대고 하나증권을 비롯한 대주단이 인수금융으로 491억원을 지원했다.
인수 직후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재욱 오케스트라PE 대표가 2019년 LP들로부터 피닉스다트 대표직을 악용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김 대표가 피닉스다트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이승윤 오케스트라PE 이사가 대신 자리에 앉았다. 오케스트라PE 내부 갈등도 심각했다. 김 대표와 이 이사는 사사건건 충돌했다.갈등은 지난여름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대표가 이 이사를 피닉스다트 대표직에서 해임시키려고 하면서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담당자들이 ‘불법 금품 수수’ 혐의로 조사받을 무렵이었다.
이 과정에서 오케스트라PE는 이 이사가 2년 전 진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문제 삼았다. 피닉스다트는 2021년 창업주 홍상욱 씨의 개인회사인 홍인터내셔널을 대상으로 13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창업주한테서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오케스트라PE는 이 발행이 배임이라고 주장하며 회사와 창업주를 고소했다.
창업주는 이후 RCPS 상환권을 행사했다. 이는 대주단이 움직일 명분이 됐다. 대주단은 “회사 자금 상환에 있어 대주단 동의를 받지 않았고 RCPS를 상환할 때 대주단의 차입금도 일부 상환해야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출약정 위반에 따른 펀드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했다.
대주단은 대출원리금 회수를 위해 담보물이었던 피닉스다트 지분 전량 처분에 나섰다. 당초 시장가격에 공개매각하려던 계획을 접고 결국 해당 지분을 창업주에게 매각했다. 매각가는 대주단의 대출 원리금 수준인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내년 1분기까지 일본의 다트라이브에 회사를 매각하려던 오케스트라PE의 계획은 무산됐다. 다트라이브는 오케스트라PE가 피닉스다트 인수를 위해 활용한 3호 펀드의 출자자 중 하나다. 오케스트라PE는 4년간 경영한 보람 없이 매각 논의에서 배제됐고 LP들은 투자금에 손실을 보게 됐다.
좀처럼 보기 힘든 혼란 속에 창업주는 경영권을 다시 확보했다. 오케스트라PE가 제기한 배임 혐의도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분쟁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오케스트라PE는 대주단의 EOD 선언에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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